“박사님은 무척이나 간단하게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저로선 이 모든 일이 정말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인지 아직도 잘 믿어지지가 않아요.”
글로리아나가 말했다.
“따지고 보면 뭐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깝게 있을 때, 둘 사이의 거리는 대략 35만 킬로미터 정도입니다. 그 정도면 우리 인간만 해도 평생 이리저리 오가다 보면 충분히 움직이는 거리입니다. 물론 단숨에 그만큼 여행하는 경우는 없겠지만요. 사실 거리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계획을 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지구를 떠나 우주를 여행해 달까지 간다는 사실이니까요. 엄격하게 말하자면 달도 지구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아직 가본 적이 없지만 말입니다. 달은 지구의 꼬마 여동생 격이죠. 지금 이 둘 사이를 갈라놓고 있는 짧은 거리를 여행한다는 사실에 그렇게 놀라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은 사실 이보다 훨씬 더 경이로운 업적을 많이 이루어왔으니까요.”
코킨츠가 말했다.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글로리아나가 물었다.
“가령…….”
코킨츠 박사가 말했다.
“글쓰기를 예로 들 수 있겠죠. 한 사람의 머릿속에 형체도 없이 존재하는 어떤 생각을, 우리가 글자라고 부르는 일련의 상징들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머릿속으로 전달하는 능력 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달에 로켓을 보내는 것보다도 더욱 경이로운 업적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능력이 워낙 보편화된 탓에 아무도 경이롭게 생각하지 않죠. 마찬가지로 달 여행이 보편화되고 나면, 그때 가서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간단한 일을 사상 최초로 성공했다며 그토록 난리법석을 떨었는지 오히려 의아하게 생각하게 될 겁니다.”
/ 레너드 위벌리,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
미래를 잃었다고 비관하지 않기
도망치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힘내기
아직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다
우리는 누구보다 용기 있었고 또 멋있었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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